주도주 반도체에서 자동차·이차전지 등으로 확산
"5,000 달성 위해 개인 순매수 전환·정책적 뒷받침 필요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1.24p(2.57%) 오른 4,042.83으로 장을 마쳤다. 2025.10.27
[세계타임즈 = 이현진 기자] 27일 역사적인 4,000선을 돌파한 코스피의 올해 상승률은 압도적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으로 장을 마감했다.종가 및 장 중 기준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연초 이후 상승률은 68.49%다.
주요 20개국(G20)의 주가 지수 가운데 가장 최근 거래일 종가 기준 60%대의 상승률을 보인 곳은 없다.2위인 일본의 닛케이225평균주가의 수익률이 이날 기준 26.61%인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의 상승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코스피는 지난달 장 중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연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지난 9월 10일 장 중 3,317.77까지 오르며 2021년 6월 25일 기록한 기존 장 중 사상 최고점인 3,316.08을 4년여 만에 넘어섰다.이는 코스피가 장기간 정체의 역사를 겪은 뒤 얻어낸 값진 기록이었다.
이후 코스피의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이달 들어 코스피는 1∼4 거래일 간격으로 마디 지수를 갈아치우며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는 행보를 이어갔다.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2일 3,549.21로 장을 마쳐 사상 처음 3,500대에 들어섰고, 연휴 직후인 10일 3,600선을 넘었다.지난 16일 3,748.37, 20일 3814.69로 장 중·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동시에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한 데 이어 3거래일 만인 지난 23일 장 중 3,900선을 돌파했고, 27일 드디어 4,000선마저 뚫었다.
9월 이후 코스피 수익률은 23.72%, 이달 들어서는 15.10%에 달한다.이 같은 상승세 원동력은 반도체 대형주였다.미국 금리 인하 전망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 코스피 시총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쌍끌이'로 주가를 견인하자 코스피는 무섭게 오르기 시작했다.특히 빅테크뿐 아니라 거대 금융 회사들도 인공지능(AI) 설비 투자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이에 호응하듯 삼성전자가 잠정적으로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도 사상 처음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에 불을 댕겼다.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력 기기 및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전력 기기는 AI 투자 사이클 지속에 따라 이익 전망치 및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AI 테마는 인프라가 아니라 기업의 AI 도입일 가능성이 있어 이에 따라 SI(시스템 통합) 업체가 많이 포진해 있는 IT(정보기술) 서비스 및 통신주에 관심을 두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지수를 끌어온 반도체에 이어 이달 들어 코스피를 밀어 올리는 업종은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한·미 무역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관세 불확실성에 주가가 눌려 있었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이달 하순부터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리기 시작했다.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일변도의 9월 증시와 달리 최근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더불어 이차전지, 자동차, 전력 기기, 증권 업종 등 기존 주도주와 소외주까지 걸쳐 업종 전반의 상승세가 연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여기에 국장을 외면해온 개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자'에 나선다면 코스피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는 대체로 강세 기조를 좀 더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특히 우리 리서치센터는 반도체, 조선, 방산, 뷰티, 증권 등의 실적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상반기까지 대세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4분기 초중반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쉬어가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동안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끌었던 기대 심리, 모멘텀을 검증하는 국면에 진입하면서 단기 등락,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과정은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이제 코스피는 4,000을 넘어 5,000을 바라보고 있다.이를 위해 증권가는 개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와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개인 투자자의 순매도 금액은 이달에만 8조8천540억원일 정도로 매도세가 강한 편이다.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5조8천770억원, 기관 투자자는 2조7천60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는 퇴직연금 등 ETF(상장지수펀드) 수급으로 우회 투자를 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개별 주식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코스피 5,000 시대' 달성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요소다.이재명 정부 들어 두 번에 걸친 상법 개정으로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가 본격화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여기에 더해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입안된다면 코스피 5,000 달성도 가능하다는 것이다.최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배당 소득 분리 과세 최고 세율이 25%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실질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향후 추가적인 상법 개정 및 자사주 소각에 대한 부분이 어떻게 결정될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희찬 리서치센터장은 "세제 측면에서는 배당 소득 부담이 줄어들어야 하고, 수급 측면에서는 장기 투자와 관련한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무엇보다 기업의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과제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미국의 물가 상승 속도와 그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여부, AI 거품론 등을 연말까지 코스피 등락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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